고3인데 지금 심적으로 너무 힘듭니다..
고3 학생입니다. 어디에도 털어놓을 곳이 없어 익명의 힘을 빌려 글 남깁니다.
고2때 아버지가 퇴사를 하셨습니다. 아빠는 평소 싸바싸바같은걸 잘 못 하는 성격이셨고 그래서 회사에 오래 계셨음에도 임원급으로 승진도 못 하셨습니다..노조 가입도 원인 중 하나고요.
여하튼 그 이후로 어머니는 식당에 투자를 하시고 돈을 더 벌기 위해 직접 그 식당에서 일도 하셨습니다. 아빠는 직업 찾을 생각도 안 하시고 그냥 집에서 잠만 자셨고, 엄마가 일을 나가니 집안일과 제 라이딩 정도를 하셨어요.
전 지금 특목고를 다니고 있는데 학비와 학원비가 만만치 않습니다. 하지만 학원을 다녀도 돈값하는 성적도 안 나오고, 3학년이 되니 수업 대부분을 수능특강으로 진행해 차라리 제가 혼자 ebs를 보며 하는 편이 나은 과목이 늘어났습니다. 하지만 엄마는 계속 비싼 학원비와 과외비를 내면서 가뜩이나 공부로 스트레스 받는 저에게 아빠가 백수인 것도 모자라 제 교육비로 지출이 너무 크다고 계속 하소연을 하셨어요. 전 혼자 하겠다 했지만 엄마는 "너 어차피 안 한다" 고 멋대로 단정짓고 학원비 과외비를 내셨습니다.
그런데 얼마 전 엄마가 투자하며 일하던 식당 대표가 부도를 냈고, 엄마는 물론 거기서 일하던 사람 모두 하루아침에 실직자가 되었습니다. 게다가 엄마는 단순히 그 곳에서 일한게 아니라 거금을 투자하여 갑작스럽게 너무 큰 손해를 보셨습니다. 변호사를 선임하려 했지만 가장인 아버지도 수입이 없으시고 순전히 지출만 있는 상황에서 변호사 선임비를 내기도 힘들어 하지 못하셨습니다.
저는 지금 마지막 기말을 일주일 앞둔 상태이고, 이번에야말로 성적을 올리지 못하면 좋은 대학을 갈 수 없습니다. 엄마는 제게 부도 사실을 알리시며 과외비 '내는것도 미뤘다, 네가 인형뽑기하고 인형 옷 사며 돈 쓰고 네 아빠는 무직 백수라 먹고 자기만 한다, 정말 뛰어내리고 싶었다' 라고 하셨습니다.
공부와 친구관계만으로도 스트레스가 심한데 가정사까지 겹치니 너무 힘이 듭니다. 심지어 제가 과외비 학원비 부담 없이 저 혼자 하겠다 했지만 엄마는 절 믿지 않으시고 여기저기 돈을 빌려 도움도 되지 않는 과외와 학원비를 사실상 상납하고 계십니다. 제가 이 문제로 괴로워하는걸 아빠가 보시고 엄마에게 말했지만 엄마는 이 핑계로 공부 안 하려고 한다고 하십니다..이러고 함께 이겨내자 이러는데 정말 가스라이팅 당하는 것 같고 뭐 어쩌라는건지 모르겠습니다...
긴 글 읽어주셔서 감사합니다.